전 여자친구에게 빌려준 돈, 부당이득반환소송으로 받을 수 있을까요? 사귄 지 2년 된 여자친구와 얼마 전 헤어졌습니다. 교제하는 동안
사귄 지 2년 된 여자친구와 얼마 전 헤어졌습니다. 교제하는 동안 여자친구의 부탁으로 가게 보증금, 월세, 생활비 등 금전적인 지원을 꽤 많이 해주었습니다. 당시에는 당연히 연인 사이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고, 결혼까지 생각했기에 별다른 차용증 같은 건 작성하지 않았습니다.문제는 헤어지고 나서입니다. 좋게 헤어진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그동안 제가 지원해줬던 돈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자기는 받은 기억이 없다고 딱 잡아떼고 있습니다. 계좌 이체 내역은 전부 가지고 있는데, 이걸로 부당이득반환소송이 가능할까요? 연인 사이에 주고받은 돈이라 증여로 볼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걱정입니다. 만약 그냥 증여한 걸로 인정되면 한 푼도 못 돌려받는 건지, 아니면 일부라도 돌려받을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런 경우 부당이득반환소송을 진행하면 승소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요?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법승 박지연 민사전문변호사 입니다.
연인 관계에서 발생한 금전 문제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하시겠습니다. 믿었던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진 것도 힘든데, 경제적인 손실까지 떠안게 될까 걱정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질문자님께서 남겨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계좌 이체 내역이라는 객관적인 증거가 확보되어 있으므로 전 여자친구분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소송을 진행해 볼 수 있습니다. 연인 사이에 오간 돈이라고 해서 무조건 증여로 판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상대방은 대가 없는 증여였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질문자님께서 해당 금원을 '대여'해 준 것이라는 점, 즉 '반환을 전제로' 빌려준 돈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재판부에서는 단순히 연인 관계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금전 거래의 성격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돈을 이체하게 된 경위, 금액의 크기, 이체 당시 나눴던 대화 내용, 두 사람의 경제적 상황 등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가게 보증금과 같이 큰 금액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아무런 대가 없이 증여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당시 "나중에 갚아", "힘들 때 도와주는 거니 나중에 꼭 갚아야 해" 와 같은 대화 내용이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로 남아있다면 소송에서 매우 유리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가지고 계신 계좌 이체 내역을 명확히 정리하고, 혹시라도 금전 거래와 관련된 대화 기록이 남아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 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부당이득반환소송을 통해 대여 사실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교제 관계가 파탄에 이른 이상 혼인을 전제로 지급했던 금원에 대해 반환을 청구하는 방향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소송이라는 절차가 심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억울하게 재산상의 손해를 감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혼자서 고민하시기보다는 구체적인 증거 자료를 가지고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여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으시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부디 용기를 잃지 마시고 차분하게 대응하여 좋은 결과를 얻으시길 바랍니다.